시민들이 건 한반도기 1500개 '평화' 외치다

2018. 4. 25.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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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처럼 평범한 사람도 평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외면하기 쉽지만 평화가 깨지고 전쟁이라도 나면 돈과 직업이 다 무슨 소용이겠어요."

인천 소래포구 근처에서 건축자재 임대업을 하는 김경민(52)씨는 이틀 앞으로 다가온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맞아 아내와 함께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에 한반도기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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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가는길 3km 단일기 펄럭
1500명 1만원씩 모아 3km 평화 깃발
"전쟁 나면 생업이 무슨 소용이겠어요?"
"금강산에서 영천 복숭아 축제를.."
농민·목사·자영업자·회사원 모두
한마음으로 남북정상회담 성공 기원

[한겨레]

남북정상회담 이틀 앞둔 25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에서 (사)통일의길과 고양시민회 회원들이'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며 한반도기를 걸고 있다. 파주/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저처럼 평범한 사람도 평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외면하기 쉽지만 평화가 깨지고 전쟁이라도 나면 돈과 직업이 다 무슨 소용이겠어요.”

인천 소래포구 근처에서 건축자재 임대업을 하는 김경민(52)씨는 이틀 앞으로 다가온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맞아 아내와 함께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에 한반도기를 걸었다. 김씨의 제안으로 그가 졸업한 경성대 재경민주동문회에서도 한반도기를 걸었다. 정상회담을 위해 판문점으로 향하는 우리 쪽 회담팀이 볼 수 있도록 십시일반 적은 돈을 모아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한 셈이다. 이들이 모금한 돈으로 통일대표 ‘평화의 거리’에 단일기를 내건 구간은 약 20m였다. 김씨는 “통일까지 남은 거리가 20m 만큼이라도 가까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와 같은 시민들의 정성과 바람은 통일대교를 포함해 경기도 파주 판문점으로 향하는 3㎞ 거리에 빼곡하게 들어찼다. 시민단체 ‘통일의길’은 이들의 정성을 모아 한반도기 1500개를 만들어 통일대교 근처에 한반도기로 치장한 평화의 거리를 조성했다. 시민들이 1만원을 낼 때마다 2m씩 평화의 거리가 늘어났다. 지난 4일부터 20일까지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마음들을 모은 결과다.

이번 일을 기획한 조원호 서울통일의길 대표는 “2018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는 뜻”이라고 설명하며 “지난 평창 겨울올림픽 당시 북한 선수들이 머무른 숙소 인근에 한반도기를 내건 데 이어 만들어진 두 번째 평화의 거리”라고 소개했다.

이번 평화의 거리를 만드는 데에는 평범한 직장인부터 목사, 농부 등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했다. 직장인 서효정(47)씨는 지인들과 함께 평화의 거리 길이를 16m 늘렸다. 서씨는 “평창 겨울올림픽 이후 남북관계가 좋아지고 있어 달라진 분위기에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면서 “남북이 올림픽 공동입장을 하고 유명 연예인들이 평양에 가서 공연을 하고 그러니 중학생인 아이들도 예전보다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아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홍요한(50) 목사는 “예수님이 평화의 상징인 만큼 기독교인들이 앞장서 한반도의 평화를 이끌어야 한다”며 “평화를 기원하며 기도하고 행동하는 것이 신앙의 본래 모습이라고 생각해 거리 조성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북 영천에서 복숭아를 재배하는 농민 최상은(56)씨는 “노무현 정부 시절이던 지난 2006년 금강산에서 제천 사과 축제를 했던 것처럼, 남북 간의 농업 교류도 활발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직접 평화의 거리를 꾸민 대학생에게도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설레는 경험이다. 지난 14일부터 평화의 거리에 한반도기를 내거는 자원봉사를 한 대학생 서다진(21)씨는 “땀 흘려 단단히 묶은 한반도기처럼 남북의 평화가 튼튼하게 굳어지길 바란다”며 웃었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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